유난히도 추웠던 2011년 겨울, 한 베트남 여성이 상담소로 찾아왔다.
생각지도 못한 유창한 한국어 실력에 한번 놀랐지만 그녀의 첫마디가 더 나를 당황스럽게 했다.
" 판남(가명)이 백혈병에 걸렸어요..."
잠깐 멍해진 나는 얼마전 퇴직금 문제로 상담소로 찾아왔던 판남을 떠올렸다. 어찌된 일일까, 나는 입원 중인 판남을 대신해 왔다는 그녀의 얘기를 차근차근 들었다.
지난 1월 13일, 판남은 치질검사 차 실시했던 피검사에서 백혈구 수치에 이상이 확인되어 삼성병원으로 옮겨와 정밀검사를 받았다. 그리고 18일, 그는 급성백혈병이라는 진단을 받았고 이제 항암치료를 시작 할 것이라는 얘기를 했다. 실제로 백혈병이라는 병을 처음 들었고 사전 지식이 부족한 탓에 일단 판남이 입원해 있는 병원으로 향했다.
병원에서 만난 담당 간호사는 몇일 후에 항암 치료를 시작할 것이고 1차 항암치료 결과에 따라 추후 몇차례의 추가적인 항암 치료가 진행 될 것이라고 안내했다. 그 치료비는 어찌 감당할 수 있을까,,,
그래서 찾아간 사회복지과에서는 현재 판남이 직장의료보험 가입이 되어있는 상태라 특별질병 대상으로 선정되어 저렴하게 치료를 받고 있지만, 통장 잔고에 400만원이 입금되어 있어 다른 사회복지 사업 대상으로는 선정이 힘들다고 얘기했다. 그렇게 힘든 1차 항암치료를 받고 2차 항암치료를 시작하는 내내 몸은 많이 야위어 지고 머리는 듬성듬성해졌지만 미소를 잃지 않는 모습에 찾아 갈때 마다 뭉클해졌다.
지금 그는 정말 다행히도 둘째 형과 골수 조직이 일치해서 골수 이식 수술 준비를 하고 있는 상황이고, 근무하던 (주)무학 에서는 치료를 받는 외국인 으로서 의료보험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배려해 주고 있다. 또한 수술을 하게 되면 기꺼이 도움을 줄 수 있게 노력해 보겠다는 담당자의 말이 정말 든든하게 들렸다.
하지만 병원 관계자들과 (주)무학의 따뜻한 배려도 베트남 부모님들이 아들 결혼을 위해 차곡차곡 모아놓은 땅들을 팔아 마련할 수 밖에 없는 수술경비에 대한 부담은 어쩔 수 없었다.
우리 센터에서도 베트남 교민회등을 통해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을 찾아 봐야 하겠지만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사랑이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